풀세트 접전 끝 RNG의 우승, 2021 MSI 결승
리그 오브 레전드 전세계 리그의 전력을 중간 점검하는 국제 대회 MSI 201 대망의 결승전이 오늘 열렸다. 결승에서는 매드 라이온즈를 3대2로 꺾고 올라 온 한국의 담원기아, 그리고 PSG 를 3대1로 꺾은 중국의 RNG 가 대결했다.
이번 대회는 결승전이 열리기 전부터 이슈가 있었다. 가장 큰 사건은 바로 4강 일정 변경에 대한 부분이었다. 담원기아가 럼블 스테이지 1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1위가 먼저 토너먼트를 치뤄 일정 상의 여유를 배려받던 전통을 깨고 2위 RNG 가 먼저 경기를 치르게 되면서부터 논란이 촉발됐다.
이와 더불어 럼블 스테이지에서도 RNG 는 5, 6경기를 배정받지 않아 중국이 더 많은 휴식과 준비시간을 가지도록 일정을 편성 받았다는 의혹이 가중됐다. 라이엇 센트럴은 4강 일정에 대해 “RNG의 귀국 일정과 중국 당국의 방역 정책을 고려해 일정을 변경했다.” 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런 상황으로 양팀의 대결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주목을 받았다.
1세트, 블루 진영 RNG는 조이/세나/바루스/신드라/빅토르를, 레드 진영 담원기아는 쓰레쉬/레넥톤/리신/오리아나/녹턴을 밴했다. RNG의 픽은 그라가스/우디르/루시안/카이사/노틸러스. 담원의 픽은 사이온/모르가나/아칼리/트리스타나/레오나 였다.
담원기아는 초반 수비적인 픽을 고른 만큼 웅크린 플레이로 시작했다. RNG가 첫 킬과 첫 용을 가져가고, 양팀이 봇에 텔포를 모두 쓰고 5대5 합류전을 도모했지만 싸움 없이 끝났고, 전령 앞에서도 전령을 두고 싸움이 벌어졌지만 2대2 킬교환 후 RNG 가 전령을 챙겼다.
게임이 초중반을 넘어가면서 담원기아가 탑에서 2킬을 적립하는데 성공하고 곧 이어 미드에서 합류전이 벌어졌지만 담원기아가 크게 유리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담원기아는 거듭 RNG의 미드를 압박하면서 4용 교전을 준비했다. 하지만 한타에서 모르가나가 노틸러스의 매서운 이니시에 먼저 끊겨버리면서 한타는 허무하게 끝나고 RNG가 4용을 모두 채웠다.
25분, 바론 근처 정글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담원기아가 다소 아쉽게 한타를 여는 듯 했으나 훌륭한 어그로핑퐁으로 데스 없이 다수의 킬을 획득하면서 균형을 맞췄다. 승부를 결정할 장로 드래곤 앞 한타를 앞두고 쇼메이커는 존야-초시계를 준비해 어그로 드리블을 하면서 트리스타나가 프리딜, RNG가 결국 장로 드래곤을 취했지만 한타에서는 담원기아가 승리했다. 그러나 바론 한타에서는 RNG가 매섭게 버스트를 시도했고 이를 막는 상황에서 큰 손실을 본 담원기아는 바론과 한타를 모두 내줬다.
후반으로 갈수록 격차가 더 커졌고, 오브젝트 시도 자체를 막을 수 없을만큼 차이가 생기자 RNG는 장로를 최대한 늦게 먹은 뒤 바론까지 챙기고 최상의 상태로 담원기아의 본진을 압박했다. 압도적인 전투력 차이에 결국 RNG가 넥서스를 파괴하면서 첫 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 밴픽. 블루 진영 담원기아는 쓰레쉬/루시안/바루스/노틸러스/라이즈를, 레드 진영 RNG는 조이/세나/레넥톤/사일러스/신드라를 밴했다. 담원기아의 픽은 리신/모르가나/제라스/트리스타나/레오나, RNG의 픽은 제이스/우디르/오리아나/카이사/렐 이었다. 제라스를 이번 대회 사상 처음 꺼낸 픽밴. 담원기아는 1세트에 이어 미드에 수동적인 픽을 가져간다.
초반, 이번에도 담원기아가 봇에서 퍼블을 헌납했다. 소강 상태가 이어지던 중 전령 싸움에서 리신이 한타를 잘 열었지만 무기력하게 담원기아가 패배하며 미드만 살아남으며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지만, 봇에서 담원기아가 킬을 만회하며 조금 따라간다.
오브젝트는 모두 RNG의 손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세번째 용, RNG가 먼저 용을 잡기 시작했지만 담원기아가 압박하면서 제라스가 용을 스틸하고 한타까지 이기면서 분위기를 뒤집는다. 그리고 23분, 칸의 리신이 4용 한타를 앞두고 훌륭한 이니시로 변수를 만들며 4번째 용과 바론을 모두 담원기아가 챙기고 우위를 굳힌다.
신들린 듯한 칸의 리신은 탑 라인 사이드 운영을 하면서 RNG를 빨아들이며 합류전을 유도, 대량의 킬을 얻어냈고 담원기아는 쉽게 탑에 고속도로를 만들며 RNG의 본진을 파괴했다. 1세트에 반해 시원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담원 기아가 세트 스코어를 1대1로 만든다.
3세트 밴픽. 블루 진영 RNG는 조이/세나/바루스/갱플랭크/사이온을, 담원기아는 레넥톤/리신/루시안/노틸러스/오리아나를 밴했다. RNG의 픽은 나르/우디르/라이즈/카이사/레오나, 담원기아의 픽은 녹턴/모르가나/징크스/쓰레쉬 였다. 강력한 라인전 픽을 고른 담원기아.
RNG는 초반 미드 정글이 모두 점멸까지 써가며 미드 갱킹을 시도했지만 쇼메이커가 여유있게 흘려내고, 우디르는 아쉬운 김에 탑을 노려봤지만 역시 무위로 돌아간다. 1,2세트에 비해 담원기아의 초반이 훨씬 수월하게 풀리고 오히려 강력한 봇 픽을 구성한 담원기아가 봇에서 퍼블을 따낸다. 주도권을 쥔 담원기아가 첫 용을 가져가고, RNG는 빠른 판단으로 전령을 챙기며 재기를 노린다.
2용까지 챙긴 담원기아와 3용을 앞두고 전령을 챙긴 RNG. RNG가 먼저 나르를 잃었음에도 보다 딜 집중을 잘 해내면서 한타를 이기고 담원기아의 3용을 막는다. 그리고 한동안 담원기아가 주도권을 쥐었으나, 첫 바론 한타에서 바론 버스트에 집중하다 RNG 가 한타 대승을 거두고 바론, 용까지 챙기며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RNG가 한발 빠르게 반응한 미드 한타에서 승리하고, 두번째 바론도 챙기면서 골드 격차가 7천 이상 벌어진다. 카이사의 과감한 선택과 RNG의 빠른 판단으로 결국 승리를 마무리지었다. 담원기아의 바론 앞 판단이 다소 아쉬운 세트.
세트스코어 2대1 로 RNG의 승리가 가까운 가운데 4세트가 시작됐다. 블루 진영 담원기아의 밴은 쓰레쉬/루시안/바루스/노틸러스/오리아나, RNG의 밴은 조이/세나/리신/나르/사일러스였다. 담원기아는 아트록스/니달리/레넥톤/트리스타나/렐, RNG는 그라가스/우디르/라이즈/카이사/레오나를 픽했다.
양팀이 초반 우위를 점하기 위해 팽팽한 대치를 하는 가운데, 칸의 아트록스가 상대 정글에서 우디르를 끌어들여 끊어내며 퍼블을 가져갔다. 그리고 상체 대 상체의 3대3 합류전이 펼쳐졌지만 담원기아가 역으로 2킬을 헌납했다. 그럼에도 담원기아가 전령, 첫 용을 모두 챙기는데에는 성공했다. 이어 RNG가 봇에 4인 다이브를 걸었지만 역으로 2킬을 내주는 등 양팀이 팽팽하게 균형을 맞춰갔다. 담원 기아는 아트록스가 탑과 정글의 CS격차를 크게 벌리면서 상체 우위를 굳혔다.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미드에서 담원기아가 그라가스의 뒷텔을 끊어내고, 미드 1차 타워를 밀고 2차 타워도 거의 파괴하면서 담원기아의 우위가 더욱 단단해져갔다. 아트록스가 전 맵을 돌며 오브젝트와 정글을 컨트롤하면서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소규모 교전에서도 지속적으로 담원기아가 킬을 따냈다. 24분 바론 앞에서 위험해지나 담원기아가 위험해지나 했지만, 트리스타나가 펜타킬을 쓸어담으며 대승을 거두고 담원기아가 바론도 가져가면서 승기가 기울었다. 26분에 4용, 바론, 1만 골드 차이가 나는 상황. 이윽고 RNG의 본진에서 막강한 상체 라인을 앞세워 밀고 담원기아가 밀고 들어가며 다시 세트 스코어 균형을 맞춘다. 2대2로 마지막 5세트로 승부가 결정되는 상황.
대망의 5세트. 블루 진영 RNG의 밴은 조이/세나/쓰레쉬/사일러스/나르, 담원기아의 밴은 레넥톤/리신/루시안/노틸러스/렐이었다. RNG의 픽은 그라가스/우디르/녹턴/카이사/레오나, 담원기아의 픽은 아트록스/럼블/제이스/바루스/탐켄치였다.
RNG의 인베이드에 제이스의 점멸이 빠진 사이, 우디르의 봇 갱킹에 담원기아 봇 듀오 모두 점멸을 썼음에도 퍼블을 내주며 시작이 좋지 않았다. 거기다 제이스의 점멸이 돌아오기 직전 RNG가 정글 서폿을 모두 투자해서 제이스를 잡아냈고, 전령 앞 합류전에서도 RNG가 킬을 일방적으로 가져갔다. 전령을 차지한 RNG가 탑 타워를 빠르게 철거하면서 RNG가 초반 많이 앞서가는 상황.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기, 계속 밀리는 담원기아가 봇과 탑에서 연속으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RNG가 성장 우위와 노련한 움직임으로 일방적으로 5킬을 가져가면서 승부가 크게 기울기 시작한다. 미드 타워 2개도 연속으로 밀어낸 RNG. 골드는 5천까지 벌어진다.
압도적인 격차는 더욱 벌어져 RNG 조합의 강점이 크게 발휘됐고, 성장차이가 두드러져 담원기아가 유리한 한타에서도 이득을 보지 못했다. RNG가 벌어지는 싸움마다 이기면서 바론을 차지하고 본진을 압박했다. 한번 담원기아가 에이스를 띄웠음에도 워낙 벌어진 차이를 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막아내는 담원기아를 무시하고 RNG가 넥서스를 파괴, 우승을 결정지었다. 이렇게 MSI 2021 는 RNG, 그리고 중국 리그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블루 진영이 전승한 가운데, 담원기아의 3세트 판단 미스, 그리고 5세트에서의 초반 전 라인의 스펠 소모가 향방을 가른 하루였다. RNG 는 크라인이 럼블 스테이지의 평가를 뒤집고, 다른 라인도 모두 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우승의 자격을 입증했다. 특히 탐원기아의 봇 라인이 5세트 내내 부진하고, 정글 또한 픽에 따라 크게 성과가 갈리며 RNG의 뛰어난 실력 뿐만 아니라 담원기아의 부족함도 많이 드러난 결승이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RNG가 속한 LPL 은 월드 챔피언쉽 추가 시드권을 얻어 총 4팀이 월드 챔피언쉽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으며, 한국 LCK 역시 지난해를 포함한 국제 대회 성적을 기반으로 한 파워랭킹에 따라 추가 시드권을 확보했다. 이로서 한국 또한 2021 월드 챔피언쉽에 총 4팀을 내보내게 된다.
경기 후 인터뷰
■ 담원기아
● 2세트에서 제라스를 꺼냈을 때 미소지었는데, 제라스는 비장의 픽이었나?
쇼메이커 : 제라스는 그냥 하고 싶어서 했다.
● 우승 소감에서 웨이가 캐니언을 완벽한 정글러라 평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오늘의 매치업에 대한 생각은?
캐니언 : 저도 웨이 선수가 완벽하고 단점이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픽에 따라 서로 플레이했는데, 제가 살짝 부족해서 진 것 같다.
● 이번이 담원과 함께한 첫 해였는데, 이번 토너먼트를 통해 서머 시즌, 롤드컵을 위해 얻은 교훈이 있다면.
김정균 감독 : 우승하지 못해서, 부족해서 우승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나온 문제들을 보완해서 추후 서머, 그리고 롤드컵을 준비해야겠다. 다음에는 꼭 우승하고 싶다.
● 오늘 단 하나 가장 아쉬운 점, 순간을 뽑는다면.
김정균 : 아쉬웠던 부분들은 굉장히 많지만, 마지막 경기 바텀에서 첫 데스가 가장 아쉽다.
■ R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