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다음 달 중으로 베트남에 100만회분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을 공여하기로 했다. 정부는 국내 백신 수급에 다소 숨통이 트이면서 베트남과의 우호관계 및 지속적 지원요청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강도태 1총괄조정관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은 결정을 두고 "지금 베트남에는 약 15만 6천여명의 재외국민이 거주하고 있고, 우리 기업 약 9천여개가 진출해 있다"며 "(베트남은) 우리나라와 '신남방정책'의 핵심 협력대상 국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9월 중순 기준으로 보면, 베트남에는 일일 확진자가 1만 명 이상 발생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베트남 쪽에서 우리나라에 대해 지속적으로 백신 지원을 요청한 점도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유엔(UN)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에 체류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코로나 발생 초기부터 방역 물자를 나누며 함께 위기를 극복했다"며 백신 지원계획을 밝혔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2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정부가 특정 국가에 직접 백신을 공여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베트남 보건·백신 파트너십 구축, 베트남의 질병예방관리시스템 구축 사업,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준비 중인 백신 3상 임상시험 등을 언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푹 주석은 "한국의 팬데믹 관리, 사회경제적 회복 등 베트남이 한국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며 내년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자고 제안했다. 
 
정부는 국내 접종에 쓰이고 남은 여유물량을 공여백신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추후 접종계획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강 총괄조정관은 "공여 백신은 국내 접종에 충분히 활용하고, 여유가 있는 물량을 활용할 예정"이라며 "(지원물량은) 100만회분 이상으로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공여로 인해 우리나라 백신접종계획에는 전혀 차질이 없도록 국내에서 최대한 활용 후 공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백신 종류 등에 대해선 "백신 공여의 특성상 백신의 안전성이라든지 수송방법 등에 대해서는 제약사와의 협의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에 베트남과 협약이 체결된 이후 구체적 사항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